노년에는 일기장도 버려라.
미국 노인들에 대한 생활지침서를 보면,
가능한 한 집을 줄여서 이사하라,
안 입는 옷은 구호단체에 기부하라,
여행을 즐겨라 등등
세세한 내용들을 열거 하면서 그 이유를 설명해 준다.
한국에 흔히
이야기 되는 것과 별반 차이는 없지만 특이한 것 중의 하나가
일기장을 없애라는 말이다.
그 이유는
사후에 자식들이 그것을 읽고
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.
일기장에는
자식에 대하여
서운했던 글도 있을 테고,
또
자식들을 비교하는 글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.
부모를 잃고 나서 자식들이 후회를 하는 것은
동서양을 막론하고 마찬가지인 듯 하다.
노년의 생활은 가능한 한 simple하게 살라는 게
전체적의 의미라고 나는 이해를 하고 있다.
내가 이곳에 이사를 올 때
800마일을
그 많은
짐들을 끌고 오는 것도 문제라서
moving out sale을 할까 하다가
그것도 번거로워
전공에 관한 책 외에 다른 책들은
모두 친구나 후배들에게 주고
내 집을
산 사람이 필요치 않은 것은
구세군이나
재향군인회에 연락하여 가져가게 했다.
이사를 하는데도
이처럼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
세상을 떠날 때는
얼마나 많은 것들을
정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그 때 해 봤었다.
명쾌한 답은 없었다.
아니 있을 리가 없다.
같은 화두로
수 많은 책들이 나왔으나
별로 호응을 얻지 못한 이유는
사람마다
그 인생의 행로가 다른 탓이다.
즉
획일적이 될 수 없는 게
인생이기 때문이다.
흔히
불자(佛子)들은
마음을 비우라는 주문을 받는다.
사랑도 미움도 버리라는 말이다.
사실
그게 인생의 원력인데
그걸 버린다면 그 사람은 로봇처럼
남은 여생을 보내야 할 것이다.
영화 벤허에서 로마의 제독이
배의 선창에서
노를 젖고 있는
벤허를 채칙으로 때리고는
“네 증오가 너를 지탱하고 있다”라는 말을 했다.
좀 역설적이기는 하지만
사랑이 없을 때는 미움이라도 있어야
그게 삶의 에너지가 된다.
벤허의 예처럼
미움에서는 오기(傲氣)라는 게 생긴다.
현재의 환경을 극복하고 말겠다는 각오(覺悟),
그게 있다면 포기(抛棄)도 없을 것이다.
글을 쓰다 보니 나도 횡설수설이 되었으나
그게 다 인생 이야기인 탓이다.
by/환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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